[치질수술 후기] 검사 / 수술 예약

* 이 글을 검색해서 찾아보는 사람들은 나와 똑같은 고통에 힘들어 하는 환우 또는 잠재적 환우분들이라 믿고, 환우분들께서 궁금해 할만한 내용 위주로 기술하겠다.

본 후기를 작성하는 이유는 하루하루 경과를 기록하여 차도를 스스로 확인하기 위함이며, 내가 수술을 고민하며 수십 수백의 후기를 찾아보던 때에 느꼈던 불안감 및 답답함을 환우분들께서는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1

꽤 오래 치질을 달고 살았지만 일상 생활에서의 고통은 전혀 없었다. 엄청나게 과음한 다음 날 조금 얼얼한 정도? 가끔씩 미세 출혈도 있었다.

고통은 없었으나 종종 불편할 때가 있었고 수술 이외에는 치유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언젠가는 해야지'라고만 생각해왔다. 수술을 마치고 정상인으로 돌아온 치질 선배들의 후기에 따르면 최소 일주일간의 요양이 필요하다고 하여 고민하던 차에 여름휴가에 맞추어 수술을 하기로 결심한다.

#2

이번 여름휴가엔 치질 수술을 하겠노라며 회사에 당당하게 말하자 사람들은 처음엔 흠칫 놀라거나 괜히 본인들이 민망해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은 이내 나에게 비밀스럽게 다가와 '나는 증상이 아~~~주 가끔씩 이러이러한데, 나는 아니겠지?'라는 이상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치질로 고통받는 환우분들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더라..

#3

호기롭게 수술을 결정했으나 검사 당일 몰려오는 우울감은 피할 수 없었다. 나의 소중한 똥꼬를 아껴주지 않았던 과거의 나 자신에 대한 회한이었으며, 낯선 곳으로 가장 소중한 부위를 검사받으러 갈 현재의 나, 고통에 괴로워할 미래의 나에게 느끼는 연민 등 각종 감정들이 몰려왔다.

CPH/PPH 수술 장점

- 기손 시술과 달리 출혈과 통증이 적습니다.

- 수술시간이 줄어듭니다.

- 일상생활 복귀가 빠릅니다.

통증이 적습니다...

적습니다라는 어휘는 별도로 덧대어져 있는데, 본래 통증이 없다고 홍보하다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니 정정한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1) 환부 외부 육안 검사

2) 항문 내부 검사

3) 항문 악력 검사

4) 심전도 검사

5) 혈액 검사

6) 소변 검사

7) X-ray 촬영

1~2 항목으로 치핵 3도 판정을 받아서 수술을 결정했고, 2번 항목의 검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파서 나도 모르게 윽 소리를 낼 뻔 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

나머지 검사를 마친 뒤 수술 일정을 예약하고 간단한 설명을 듣고 귀가했다.